▲ 사진은 작년 9월 26일 열린 인천로봇랜드 착공식 발파행사 직후 주요인사들이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주)인천로봇랜드는 지난달 19일 이사회를 열고 로봇산업지원센터, 로봇연구소 등 공익시설 조성공사 계약을 승인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유정복 시장 취임 직전에 거액의 공사계약을 체결한 점은 부적절하다며 계약의 적절성 여부에 대한 검토가 마무리되기 전까진 로봇랜드에 계약 이행을 일단 보류하라고 통보했다.

당시 신임 유정복 시장의 인수위원회 격인  '희망인천준비단'이 유 시장의 취임을 불과 열흘 남짓 앞두고 로봇랜드가 급하게 공사계약을 승인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이사회가 이를 무시하고 계약을 승인했다.

인천시는 특히 주주간 협약에 따라 로봇랜드 건설출자자인 한양·도원건설·두손건설 등 3개사가 공사금액 836억원에 이르는 대규모 공사를 사실상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인천로봇랜드는 상법상 주식회사이나 인천시 출연기관인 인천정보산업진흥원과 인천도시공사가 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인천시 지침을 무시하고 공사를 추진하긴 어렵다.

이번 사태로 하반기에 로봇랜드 사업 추진이 미진하면 이미 확보한 국비 200억원은 사용도 못 하고 반납해야 하는 최악의 사태가 우려될 수 있다. 로봇랜드는 이미 사업 부진 때문에 2010년 47억원, 2011년 75억원의 국비를 반납한 전례가 있어 같은 사태가 되풀이 될 수 도 있다. 이렇게 되면 내년도 국비 신청액 200억원 확보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뒤따를 전망이다.

인천시의 사업 추진 제동에 대해 당사자인  인천로봇랜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관계자는 "2016년까지 공익시설을 조성키로 한 로봇랜드 실행계획 일정을 맞추기 위해서라는 계약 체결을 늦출 수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2014년 사업비로 확보한 국비 201억원과 시비 186억원 등 387억원을 집행하려면 공익시설 착공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로 로봇랜드 내 로봇테마파크 조성에 참여할 투자자 유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중국 베이징정원형태투자유한공사는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9천억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중국 투자자는 지난 1월 투자 의향을 밝힌 이후 인천시·인천정보산업진흥원과 로봇랜드 투자자 주식 인수에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 로봇랜드 사장 교체설이 흘러나오고, 계약 승인을 둘러싼 인천시와 로봇랜드 간 갈등이 발생하면서 중국 투자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인천시 한 관계자는 "공익시설 계약의 적절성 여부 검토를 조속히 끝내 국비 반납 상황까지 만들진 않을 것"이라며 "이달 중 중국 투자자와 투자협약 체결을 추진하는 등 사업이 어긋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