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KAIST) 입학사정관제도 전형 합격으로 더 유명한 로봇박사 조민홍 군. 카이스트 합격이라는 껍질만 쫓는 눈 뜬 장님들에게 꿈을 소유한 학생이 열정의 기운으로 꾹꾹 눌러 담은 단어들로 마음속 깊은 이야기를 꺼내놓았다.[편집부 주]

■ 입학사정관 전형의 ‘합격 비결’

어릴 때부터 로봇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좋아지는 로봇에 흥미를 가지고 공부하다보니까 지금까지 받은 상장의 수가 약 60여 개일 정도로 좋은 성과도 많이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상장의 수로 입학사정관 전형에 임한 것은 아닙니다.

로봇을 정말 좋아하는 제 마음과 로봇에 대한 열정, 그리고 국내에서 높은 수준의 로봇공학을 가르쳐줄 수 있는 대학 중의 하나인 카이스트에서 꼭 배우고 싶다는 의지만을 보여드렸을 뿐입니다.

저에게 상장이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입시의 한 서류자료로서가 아닌 제 자신이 얼마나 로봇에 열정과 끈기, 사랑이 있는 지를 나타내는 근거자료입니다. 상장에 의존하지 않고 순수한 제 모습을 입학사정관님들에게 보여드렸기에 합격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 카이스트를 택한 이유

어릴 때부터 유독 무언가 만들기를 좋아했던 저는 초등학교 입학 즈음에 로봇을 접하기 시작한 이래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로봇 만들기에 쏟아왔습니다.

이 모든 과정 속에는 항상 세계 최고의 로봇공학자가 되겠다는 순수하고도 강한 꿈이 담겨 있었고 이 꿈을 이루고자 다양한 대회에도 출전하고 전문성 있는 로봇 교육도 받는 등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매번 최고의 성적으로 로봇올림피아드 국가대표가 되었음에도 국제대회에 나가면 계속 고배를 마시는 저 자신의 능력에 대해 고찰해 보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창의적인 로봇을 창안하고 그 하드웨어를 만들 능력은 있지만 이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과 소프트웨어적인 면에 대한 이해도는 다소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저의 부족함을 보완해 줄 대학을 알아보기 시작했고 최고의 로봇공학 프로그램이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를 통합하는 학문 방식과 과학으로서의 로봇공학을 배울 수 있는 KAIST가 저에게 최고의 배움터가 되리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 자랑스러운 형

저에게는 어릴 적부터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면 목표한 바를 얻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가슴 속 깊이 자랑스러운 형이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모범 답안처럼 행동하는 형과는 달리 저는 ‘사고뭉치 개구쟁이’였습니다.

그러나 로봇과 기계를 만지는 그 시간만큼은 형보다도 더 뛰어난 집중력과 끈기를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순간 ‘아! 이게 바로 나의 길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초등학교 시절을 보내던 즈음에는 <카이스트>라는 TV 드라마를 보고 ‘꼭 저 학교에 입학하고 말테야’ 라는 결심을 가져보기도 하였습니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형은 자신의 꿈을 위해 3년 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해야 할 일에 열중한 탓에 저와는 마주칠 시간이 적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형의 모습은 제게 많은 영향을 주었고 그 모습을 본받아 꿈을 위해 본격적으로 고난도 지능을 가진 로봇을 연구, 제어해가며 로봇에 열중하게 되었습니다.

 

 
■ ‘만약’이라는 가정..... 다시 돌아간다면

고등학교 시절은 학교 로봇동아리 실에서 밤낮없이 대회를 준비했던 3년이었습니다. 이 3년은 어느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하며 누구보다 많은 경험을 한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다시 고등학교 입학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면 다른 삶을 살고 싶습니다.

저는 평범한 고등학생이라면 당연할 일상적인 활동을 거의 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대학 입학을 앞두고 뒤를 돌아보니 남들 다하는 것을 못해 보았다는 것이 너무나 아쉽습니다. 누구나 다 아는 기초 학문도 제대로 배우지 못하면서 일반 학생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눈물이 날 때도 있었습니다.

그랬기에 만약 다시 고등학교 입학을 하게 된다면 어떤 사람보다도 평범한 일상에 감사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제가 살아온 날들에 대해 후회는 있지만 원망하지는 않습니다.


 
저는 제 꿈을 향해 가기 위해 제게 부족한 점들을 채우기 위해서 대학 진학을 하려고 결심 했습니다. 평범하게 교과과정을 이수한 학생들에 비하면 비교도 안될 만큼 많이 힘들겠지만 저의 꿈을 위한 길이고 인생의 짜릿한 재미라고 생각하기에 지금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 수험생이 있는(중3, 고1,2) 집의 부모님께 드리고 싶은 말

항상 아이들이 꿈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부모님의 명분이나 부모님의 의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꿈입니다. 요즘 우리나라 학생들은 너무 공부에만 매달리다 보니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해보고 자신의 꿈을 정할 시간적, 심적인 여유가 없습니다.

그런 여유를 가지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저는 부모라고 생각합니다.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부모님들은 많은 관심과 애정이 있어야 합니다. 부모님들이 조금만 욕심을 버리고 다가선다면 얼마든지 자녀들이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입니다.

■ 책을 추천합니다

스티브 김의 ‘꿈 희망 미래’라는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가난과 역경 등 자신의 트라우마가 될 요소들을 오히려 자신의 꿈과 희망을 위해 쓴 스티브 김. 그의 일생을 책으로 옮겨놓은 좋은 이야기라고 생각하기에 모든 사람들에게 꼭 추천을 하고 싶습니다.

■ 후배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저는 부산 대진정보통신고등학교라는 전문계 고교에 재학 중 입니다. 하지만 당당히 KAIST 합격자 명단에 제 이름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저는 꿈이 있기 때문입니다.

네오위즈게임즈, 카이스트와 기술 컨퍼런스 개최

카이스트, 리튬 2차전지 대량 합성기술 개발

세계 최고의 로봇공학자가 되어서 제가 개발해 상용화된 로봇이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많은 즐거움과 도움을 주는 꿈입니다. 그런 꿈이 있었기에 로봇분야에서만큼은 최선을 다해왔고 로봇분야에서는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최고가 될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되고자 하는 후배들이 있다면 먼저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입학사정관제로 자신의 꿈을 키워줄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꿈을 먼저 가져라!’

고 말입니다. 꿈을 가지면 길이 보이고, 그냥 그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성공이란 빛이 나를 향해 비춰 줄 것입니다. 뛸 필요도 없이 그냥 걷기만 하면 됩니다. 두 번째로 하고 싶은 말은 ‘시간’ 입니다. 시간이라는 것은 참으로 얄밉게도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누구나 나는 것처럼 시간은 금입니다.

시간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나의 목표와 성취도를 좌우하게 될 것입니다. 미국 명문대학 그룹을 칭하는 아이비리그의 유명한 8개의 대학의 학생들의 생활을 보게 되면 정말 시간과의 약속을 철저하게 지킵니다.


 
그렇지 않으면 바로 낙오자가 되기 때문이지요. 그만큼 시간과의 약속을 잘 지키기 때문에 아이비리그 졸업생들이 서울대 졸업생보다 월등하게 우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시간과의 약속은 곧 자기 자신과의 약속이니까요.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어기지 않고 시간을 소중히 한다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할 수 있을 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라’

고 말하고 싶습니다. 무엇이든 시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치게 되면 그것을 다시 하기위해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됩니다. 입시를 앞둔 고등학생들은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사실 공부는 자신의 삶의 일부일 뿐인데 그런 공부에 얽매여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공부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닙니다. 하지만 때로는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가끔은 공부를 하다가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여유를 한번 가져보세요. 그러면 자신이 놓치고 있는 것들이 보일 것입니다.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기회는 항상 우리 곁에 있기 때문입니다.’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앞으로의 계획

카이스트에서 부족한 점들을 많이 배워 보완하고 대학 생활을 마치면 미국의 올린공과대학(Olin College of Engineering)으로 유학을 가거나 2012년 인천에 설립 될 카이스트 로봇 대학원에 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로봇을 상용화 시킬 수 있도록 더 많이 연구에 힘을 쏟고 싶습니다.